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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망 생중계를 보고 있다.

 - 말로만 듣고 가끔 클립을 본 정도고 실제 생중계를 보는게 이번이 처음인데, 장난아니게 다이나믹하다. 요새 F1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쨌든 사람은 극한의 뭔가를 원한다. 요즘 F1은 그런 정신나간 맛이 없다. WRC를 비롯한 랠리 경기야 규정을 강화해도 워낙 환경이 정신나간 관계로 항상 익스트림한 상황이 나오고, 서킷레이스의 경우에는 솔직히 WTCC같은 양산차량 레이스는 규정이 워낙 빡빡해서 경기중에 뭔가 테크니컬한 상황이 나와도 그걸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눈썰미가 되어야 경기가 재미있어진다. F1도 요즘은 양산차 개조해서 하는 레이스와 비슷해진것 같은 느낌이다. 예전 터보 시절의 정신나간 출력이라던가 90년대 이후의 사력을 다한 공력설계도 이젠 규정에 막혀서 뭔가 나오기가 힘들어진 것 같다.

 - 르망은 그런게 없다. 디젤 연료라던가 F1의 DRS같이 깔짝거리는게 아닌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로터리 엔진을 막은건 좀 거식하지만.)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정도 꽤 유연하게 만들어서 경기에 참가하는 머신을 다양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그래서 재미있다. 시대를 풍미하는 최첨단 기술의 향연이라고 하면 적당한 표현이 되려나 싶다.

 - 이런 규정들 말고도 경기 자체도 엄청 다이나믹 하다. 팀들의 전략은 둘째치고서라도 레이싱 도중 발생가능한 상황들이 24시간 안에 모조리 압축해서 일어난다. 방금 경기중에도 서킷 한곳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슬릭타이어 꼽고있던 차량들 여럿 작살났다. 무사히 살아남은 차들은 모조리 피트로 가서 레인타이어로 바꾸고는 경기진행이 속행되기를 기다리고, 10분이 넘도록(!) 세이프티카가 발령되어 있다. 그리고 사고가 나서 차량이 작살났다 하더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게, 자력주행이 가능하다면 피트로 가서 수리를 한 다음 다시 경기에 복귀가 가능하다. 경기시간은 총 24시간이고, 이 안에 제일 많이 주행한 놈이 일등인 경기니까 이게 가능하다. 실제로 경기 초반에 대차게 사고가 나서 수리를 받고 다시 레이스를 뛰어서 순위권에 든 사례도 있다. 이정도면 진짜 피트크루도 개고생 하는 셈이다. 부품들을 현장에서 바로 갈아끼우고 다시 주행가능한 상황으로 만들어야 되니까 F1의 타이어 교체정도의 깔짝거림은 참 쉬운 일로 분류가 된다.

 - 24시간이니까 보는사람도 지치고, 드라이버도 지치고, 피트크루도 지친다. 중계진이 지치는지는 이따 보면서 확인해야 겠다. 어차피 경기는 알아서 굴러가고 있을거고, 내일 저녁 이맘때쯤 다시 확인하면 아마 시상식을 하고 있지 싶다. 아침쯤 해서 한밤중 주행이 어떻는지 확인도 좀 해봐야겠다. 아우디가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도입했는데 그거 구경도 좀 해보고.

 - LMP클래스가 아니더라도 양산차량 개조클래스도 상당히 쫄깃하다. 양산차 베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정비성을 어마어마하게 향상시켜서 모르긴 해도 파워트레인 계통도 엄청 순식간에 교체가 가능하지 싶다. 그리고 내 생각이긴 하지만 LMP에 적용된 신기술이 여기서 무사히 검증을 받게 되면 바로 양산적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양산설계를 거쳐야 하겠지만 LMP라는 이름대로 말 그대로 프로토타입인 셈이고, 프로토타입으로 신뢰성을 확인했으니 프로토타입으로서는 자기가 맡은 일을 훌륭하게 해낸 셈이다. 

 - 여러모로 차량기술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경기다.

찰지게 관람중.
by Ax3  | 2014/06/15 00:07 | 生活이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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