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망 중계를 아직도(!) 보고 있었다. 경기는 진행중이다. 물론 결론은 거의 난 상태. 아우디가 1,2등을 모조리 하고 뒤에 도요타가 빌빌거리면서 붙어있다. 포르쉐는 경기 끝나기 한시간 30분 전쯤 한대 나가리, 한시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머지 한대도 나가리 시켰다. 이야기 하는걸 들어보니 1,2등 아니니 그냥 나가리 시켰다는 느낌이다. 무섭다.
- 포르쉐는 아마 내년에 칼을 존나 갈고 나올 느낌이다. 올해 첫 출전이니까 DNF는 어찌 보면 당연한건데 1,2등이 누구냐를 겨루다가 나가리가 된거니까 경영진부터 말단 미캐닉까지 전부 빡쳐있을것 같다. 그리고 포르쉐가 그간 르망에서 지겼던 깽판을 생각하면 더욱 더. 아우디는 푸조 이후로(솔직히 푸조가 뜨고나서 1,2년 정도 아웅다웅 했지 결국은 아우디가 죄 씹어먹어버려서 푸조는 라이벌이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감이 있었다.) 아우디 판을 엎어버릴 상대가 나온 셈이다. 더러운 독일놈들.
- 오늘...오늘 뭐 평범한 표준 일요일이었다. 아침에 비적비적 일어나서 자전거 타고 점심먹고 커피마시면서 노닥거리다 복귀를 해서는 빨래하고 집 정리하고 밥먹고 지금이다. 디테일을 하나씩 파보자.
- 원래 어제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북악에 가서 노닥거릴게 계획이었는데 전조등 택배가 오질 않았다. 결혼식 댕겨오면서 배송완료라고 조회가 되어서 경비실에 택배 왔는지를 물어보고 집 여기저기를 찾아봤지만 물건이 보이질 않아 배송하신 분에게 연락을 했더니 시스템 문제로 일단 배송완료로 처리를 하고 월요일날 배송해 준단다. 적잖이 빡쳤지만 지금 욕을 해봐야 물건이 오는게 아닌지라 최대한 참고 예예 하고는 끊었다. 속병나서 일찍 뒈질것 같다. 여튼 약속이고 지랄이고 다 갈아엎고는 집에서 적당히 노닥거리다가 잤다. 중간에 르망 경기 하는걸 알고는 새벽까지 경기 관람했다. 관람하다가 어차피 한 20시간 뒤에도 계속 이런 화면이 나온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 치우고 잤다.
- 그렇다고는 해도 일단 잠을 자기 시작한 시간이 늦었던 관계로 여덟시 반에 일어났을 때는 취침시간이 채 여섯시간이 되질 않았다. 엄청 피곤한척을 하면서 비적비적 일어나서 자전거 타러 나갈 준비를 했다. 옷 입고 나가니 아홉시 40분 정도. 열시에 정자쪽에 있는 자전거 가게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조금 늦겠다 싶어 약간 빠른 페이스로 갔다. 도착은 열시 십분 정도. 생각보다 많이 늦지는 않았고, 먼저 와 있던 친구는 변속기 세팅을 보고 있었다. 원래 내가 그 가게에서 장갑을 살 계획이어서 내가 사려던 물건이 있는지 확인을 했다. 물건은 있는데 맞는 사이즈가 없어 혹시나 하며 물어봤더니 역시나 전시되어 있는 물건이 전부 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장갑은 못사고 친구놈 하나 더 기다려서는 갈마치로 출발했다.
- 길을 조금 헤매는 느낌으로 갔는데 결국 내가 차를 몰고 가던 그 길로 쭉 갔다. 중간에 큰길을 타서 도로주행 경험이 없던 친구가 약간 버벅거리는 기색을 보였지만 큰 문제는 없었고, 꾸역꾸역 갈마치를 넘어갔다. 정상에 도착했을때쯤이 열한시 이십분 정도. 내려가서 대충 보이는 밥집에서 밥을 먹기로 결정을 했다. 쭉 내려가면 중대 물빛공원이라고 애들 노는 공원 비슷한게 있었던 것을 기억해낸 나는 그 근처에 밥집들이 있노라고 이야기 하고 선두를 서서 내려갔다.
- 공원 근처의 밥집을 쭉 스캔하고 나서는 진천육면이라는 생소한 음식을 파는곳에 들어갔다. 어차피 면 종류고, 냉면과 비슷하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맛은 뭐 평이했다. 특이한 것이라면 면이 냉면마냥 메밀면이 아니고 흑미가 들어간 면이라는 정도와 그릇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그릇이라는것. 얼음그릇은 녹으면서 물이 나오는 것을 받기 위해서 플라스틱 그릇에 담겨 나왔다. 열심히 먹었다.
- 이제 막 한두젓가락 먹을 무렵 갑자기 캠코더를 들고있는 분이 말을 거셨다. YTN에서 나왔다고 그랬다. 먹는장면을 찍고 싶다는 것이 그 요지였다. 사실 자전거 타고 이런데 밥 먹으러(우리야 지나가다 보여서 온것이지만, 여기 생각보다 동네가 외진 관계로 일부러 찾아오는게 말이 될 정도다.) 올 정도로 관심이 있는것 '처럼' 보였었나 보다. 대충 그런 느낌으로 어영부영 촬영을 했다. 찍히면서 괜히 맛집소개 영상클립에 술이 얼큰하게 취하신 어르신이나 전문적으로 대역 비슷하게 일을 하시는 분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 새삼 다시 확인했다. 어쨌든 어영부영 촬영을 끝내나 싶었는데 심지어 인터뷰 비슷한 것까지(!) 해버렸다. 자전거 옷을 입고있는 상태로 찍힌 관계로 YTN에서 실제 이 영상이 풀린다면 답이 안나오겠다는 생각밖에 들지를 않았다. 짤리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어영부영 밥을 다 먹고 왔던길로 다시 복귀했다. 자전거를 타고나면 마무리 삼아 자주 가는 까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노닥거리다가 세시 약간 넘어 헤어져서 세시 반 넘어 집에 도착했다. 정리를 하고 빨래를 한창 하고 있을 무렵 회사 동기의 연락이 왔다. 말인즉슨 자전거를 타러 가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당황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근래 자전거를 새로 샀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으나 기회가 닿지 않아 잘 타지 못했었는데, 이참에 타러 다시 나갈까 하는 생각과 오늘 나름 열심히 타고 왔고, 또 보통 해가 아닌걸 몸으로 알고 온 관계로 다시 나가기가 주저되는 마음이 상반되었다. 결국 아쉽지만 다음에 조금 더 일찍 연락을 달라 하고 내가 가지 않는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빨래를 다시 하면서 빨랫거리 정리를 하고 나면 한시간이 넘게 걸릴 것이기에 그 친구에게 기다리라고 하지 않은것을 차라리 다행으로 생각했다. 언제 한번 내가 연락해서 자전거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얼추 빨래를 끝내고 집 정리를 마무리 지을때쯤 기숙사 룸메가 스윽 와서는 밥을 먹자고 제안했다. 오늘은 왠지 치맥이 땡겨서 치맥을 먹자고 이야기 하니 흔쾌히 OK를 했다. 그때 다른 롬메가 왔는데 본인 생일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다 갈아엎고 고기 구워먹으러 나가자고 하니 본인이 사양하며 집에서 편하게 먹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고 동의를 하고는 치맥을 먹기로 하고 대신 계획된 양보다 약간 늘려서 주문을 했다.
- 사실 내가 내 생일을 그다지 챙기지 않는 관계로 남의 생일도 의례적으로 '축하하노라' 정도의 말만 남기고(심지어는 이것도 남기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치우는것이 보통이었다. 생일이라고 뭐 특별한 날이 되진 않는 느낌이어서 그랬었다. 그런데 올해 생일을 참 좆같이 보내서 생각이 변했다. 이제 남이 생일이라고 그러면 최대한 축하에 해당하는 표현을(그게 말로 그칠지라도) 해 주기로 하였다. 어쨌든 그렇게 생각이 약간 변하고 맞이한 가까운 사람의 생일이었던 지라 어떻게든 조금 근사하게 보내게 해 주려고 노력했지만 본인이 사양을 하니 편하게 가기로 했다. 그래봐야 결과는 술이지만.
- 걸판지게 닭과 맥주를 뜯고 마셨다.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오갔고, 최대한 유쾌하게 이야기를 하였다. 닭을 다 먹었을때 해는 채 지지 않았고, 내가 가지고 있던 위스키를 꺼내서 주전부리와 함께 조금 더 마셨다. 적당히 마시고 즐긴 다음 정리를 하고나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이 되었다.
- 조금 더 여유를 부리고 나서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뻘글을 쓰고 있다. 이상태에서 더 취하고 싶지만 내일이 무서워서 술을 더 붓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솔직히 만취한 상태에서 나오는 글이 개소리긴 하지만 뭔가 매끄럽게 나오는 느낌이다. 결국 맨정신에 보면 이게 뭔 개소린가 싶어서 다 지워버리고 싶지만. 일단 지금은 반쯤 취한 관계로 군데군데 날리고 싶은 내용들이 뜨문뜨문 박혀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록이니 일단 보관하고 두고두고 까일거리를 만들어 둔다. 아마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가끔 이 블로그가 왜 검색엔진에 노출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리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도. 무작위의 사람들에게 무작위한 글을 노출시키고 있다보니 가끔은 두렵다.
그래도 글은 써야되서 일단 남긴다. 나중에 분명히 내 목을 옥죄일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